에너지 절감과 환경을 살리는 기업
엉터리 실험 보도에 무너진 억장
방송사 상대로 승소, 홀 가분
3대째 이어져 온 가업, 그래서 평생 자전거와 함께 살 것으로 알았던 평범한 남자가 어느 날 자동차를 뜯기 시작했다.생산된 자전거를 전국에 실어 나르기 위해 운행하는 30여대의 멀쩡한 트럭들을 매연 때문에 폐차 시키는 일이 반복되자 “매연 없는 자동차를 만들어 보겠다”는 망치장이의 오기가 발동한 것이다.
연료탱크에서 엔진에 이르는 모든 부품들을 하나하나 뜯어가며 자전거로 번 모든 재산을 털어 연구를 시작한지 십 수년 만인 2003년, 그가 발명한 ‘자동차연료공급자동조절장치(매직캡슐)’는 정부공인 시험기관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에서 매연 발생률이 장착전과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감소한다는 인증과 함께 국내 주요 언론사들이 앞 다퉈 획기적 제품으로 소개 하는 결실을 얻는다.
자전거 박사로 불렸던 최인섭 쓰리엔텍(3EN TECH) 회장(54.사진)은 그러나 긴 세월 끝에 발명한 ‘매직캡슐’을 내수 보다는 수출 쪽에 더 주력했다.최 회장은 “획기적 발명품들이 기존의 인식,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 때문에 날개를 펴지 못하는 사례를 수 없이 봐왔기 때문에 우선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에서 먼저 상품성을 인정받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염려한 것처럼 올해부터 의욕적으로 본격 개시한 내수 판매는 시작부터 커다란 암초를 만난다.
지난 2월, 국내 한 방송사가 교양프로그램을 통해 쓰리엔텍‘매직캡슐’의 연비절감 및 매연저감 효과가 과장됐다는 등의 의문을 제기한 것.이로 인해 그 동안 공을 들여왔던 해외 바이어들이 계약을 취소하는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최 회장은 즉각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신청했으며 특별한 다툼없이 승소해 지난 18일 그가 요구한대로 반론보도가 나갔다.
최 회장은 “자격도 없는 사람을 동원해서 엉터리 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방송해 중국 등지에서 계약이 파기되는 사태 등으로 3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며 방송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그가 말 한 것처럼 테스트는 우스울 정도로 엉성했다.연료 절감기를 장착한 차량과 미 장착차량에 각각 2ℓ의 연료, 리프트로 들어 올려 엑셀레이터를 막대기로 고정해 170㎞의 속력으로 시동상태가 유지되는 시간을 잰 것.
최 회장은 “미 장착 차량의 시동이 15분간 유지됐다고 하는데 그걸 연비로 환산하면 21㎞/ℓ가 넘는다. 노벨상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더 황당한 것은 제품의 생명이 바로 부착위치인데 기본적인 방법조차 지키지 않고 엉뚱한 곳에 그걸 달아서 실험을 하고 방송까지 해 대니까 정말 피가 거꾸로 솟았다”며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제품에 대한 일부 소비자불만에 대해서도 “판매처에서의 영업 형태에 대한 불만, 장착위치가 잘 못으로 인한 비정상 작동이 대부분이며 제품 성능 자체에 대한 불만은 없다”며 “그러나 회사차원에서 민원을 제기한 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해결책을 제시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북한이 전 차량에 우리 제품을 의무 장착하도록 했는가 하면 중국 공인기관에서도 효율성을 인정받았고 세계 34개국 수출 및 127개국에 특허를 출원한 떳떳한 제품”이라며 조만간 시장에 선보이게 될 개인운전형태의 맞춤형 제품을 출시해 성능을 인정 받을 계획이다.
쓰리엔택 ‘매직캡슐’은..
자동차의 연료공급은 ECU가 운행 상황에 따라 인젝터의 분사시기를 제어하지만 연료 탱크에서의 공급량은 제어하지 못한다.엔진으로 공급되는 연료는 최대치로 고정돼있어 운행 상황에 따른 조절이 불가능해 필요 이상 공급된 연료가 다시 연료 탱크로 되돌려 보내는 순환 과정이 반복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인해 온도 상승 시 더 발생하는 각종 매연 증가 및 연비 저하의 원인이 된다.
매직캡슐은 엔진의 흡입 압력에 따라 필요로 하는 정확한 양의 연료를 무화시켜 공급함으로써 연료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한편 공기완충공간에 의해 갇혀 있던 연료를 통과시키는 장치다.엔진이 실제 필요로 하는 연료 이외에 남아서 되돌아가는 연료를 처음부터 받아들이지 않아 연료탱크로 되돌아가는 연료가 거의 없게 함으로써 성분 변화 및 낭비를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2003년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이 엔진 회전수를 달리한 3가지 모드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디젤차의 매연 발생률은 매직캡슐 장착 전 66~88%로 나타났으나 장착 후에는 최소 18%, 최고 25%로 현격하게 낮아졌다.특히 1100㎞ 이상을 주행 한 후 인젝션 펌프를 조정해 출력을 45㎰/4139rpm으로 상승시킨 후 측정한 매연 발생도 환경부 기준치 80%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입증됐다.
김흥식 기자 : ks1009@gyotongn.com